[ 2019년제6회무등문예 공모전 무등문예연구소 퍼옴. ] 웅덩이 강지혜 어머니 가슴에 깊은 웅덩이 하나 파여 있다 일곱 자식을 햇발에 엮어보내고 나서야 넘쳐흐르던 물이 가라앉고 날 슬은 눈동자로 서늘히 발목을 적시며 건너 가신다 나는 늘 웅덩이 속에서 흰 머리칼 사이를 헤집고 드나들었다 해가 갈수록 웅덩이는 짓무르고 푹푹 곪은 삶의 냄새가 바람결에 묻어났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갑북하다고, 늘 꿋꿋해야 한다고 쪽잠으로 지켜 주시던 어머니 여든 고개 넘으실 때 가슴 한복판을 전부 도려내고 싶은 웅덩이에 끝내 잠기셨다 별꽃같은 시절 내리 자식을 낳으시며 시나브로 파이기 시작한 웅덩이 이제야 그 눈물이 보인다 허우적 거리는 딸이 얼마나 아픈 웅덩이 였던가 당신이 죄인이다, 웅덩이 속에 갇혀 얼마나 눈물 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