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마
강 지혜
자르르르,감빛 도는
어머니 머리에 나있던 황톳길
길섶에 갈대밭이 서걱 서걱,
바람에 갈대꽃 흐드러지더니
이내 길이 덮혔다
한 갈래 섧은 삶
덤불로 덮힌 가르마
어머니는 습관처럼
그 옛날 황톳길을 더듬 더듬,
손갈퀴로 마른 덤불을 헤집고
쓸어 올리기를 되풀이 하신다
여섯 자식들을 홀로 키우신 어머니
반듯하게 흙기름 번지던,
속울음으로 풀썩 주저앉기도 했던 길
손가락으로 다시 길을 내어 본다
흙살에서 어머니 젖 냄새가 난다
단내나는 품 속
두 뼘도 채 안되는
마음 마음이 이어진
사라진 황톳길
가르마 섶에
갈대 풀씨만 하얗게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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