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커피 방황의 끝에서 손 내밀면 따듯이 안아주고 온몸 구겨져 눈물 머금은채 지나는 사람들 외로움 호젓이 달래며 비 오고 바람 불어도 늘 그 자리 그 모습 변함없는 그리움의 향기 원두커피 강지혜 네가 품었던 빨간 사랑의 씨앗은 지난 여름날의 빈 터 불길 건너던 어제의 아픔 불면이 내려앉은 어깨 위로 하얀 밤의 시간을 뜨겁게 피워 올리고 쓰라린 상처 빻아낸 가루는 달디단 향기로 시린 가슴에 꽃으로 피어 외로움에 뒤척일 때면 손을 내미는 늘 그리운 향 한 밤의 커피 강지혜 종일 생각의 늪에서 비틀대던 나를 가만히 책상에 앉힌다 심연의 골짜기 달이 스며 잠든 문장을 한 행씩 깨운다 비어 있던 마음을 천천히 젓는다 찻잔 속에 온밤이 통째로 녹아 있다 아, 둥근 달이 달다 달빛 사르르 앙가슴에 번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