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 ★강지혜 밥 한 끼에 말 나눌 친구도 있었는데 밥 만큼이나 진한 훈김이 있었는데 코로나19 질병 번짐으로 급식소가 문을 닫았다 마음의 온기마저 사라졌다 내리막길 마지막 보루인 따듯한 마음도 조금씩 식어만 가고 생활 보호사가 문 코에 놓고 간 도시락 밥덩이를 희멀건 동공에 밀어 넣으며 살아야 한다,차디찬 또 하루를 삼킨다 대신 할 수 없는 따스한 손길 한 솥밥 정감어린 눈길 추위를 말아 구부러진 잠을 청하며 냉골 같은 시간을 허연 입김으로 내뿜는다 절룩절룩,가슴치에 식판을 안고 상장을 받아 든 아이처럼 환화게 웃던 박씨는 지하도 어디 쯤 강소주에 발자국 소리만 입 안에 욱여 넣고 사람들이 던지고 가는 무심한 말을 질겅거리고 있을 것이다 종이 상자 겹겹이 깔린 질긴 어둠을 삼키고 있을 것이다 형제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