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
***제6회 무등문예 당선작
강지혜
어머니 가슴에 깊은 웅덩이 하나 파여 있다
일곱 자식을 햇발에 엮어 보내고 나서야 넘쳐 흐르던 물이 가라앉고
날 슬은 눈동자로 서늘히 발목을 적시며 건너 가신다
나는 늘 웅덩이 속에서 흰 머리칼 사이를 헤집고 드나들었다
해가 갈수록 웅덩이는 짓무르고
푹푹 곪은 삶의 냄새가 바람결에 묻어 났다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갑북하다고,늘 꿋꿋해야 한다고
쪽잠으로 지켜 주시던 어머니 여든 고개 넘으실 때
가슴 한 복판을 전부 도려내고 싶은 웅덩이에 끝내 잠기셨다
별꽃 같은 시절 내리 자식을 낳으시며
시나브로 파이기 시작한 웅덩이
이제야 그 눈물이 보인다
허우적 거리는 딸이 얼마나 아픈 웅덩이 였던가
당신이 죄인이다,웅덩이 속에 갇혀 얼마나 눈물 훔치셨을까
저절로 녹아 깊어진 그 아픔
메말라 뿌리마저 드러난 그 눈물 웅덩이
오십이 되어서야 보인다
사진 속 어머니 생전에 좋아 하셨던 꽃
향기만이 그 웅덩이를 덮는다
강 지혜
충북 진천 출생.머니투데이 신춘당선.세계문학상.아동문예문학상
백교문학상.제주평화문학상 외 다수
사)국제펜 한국본부.사)한국문인협회.백교문학회 회원.한국문협 100주년기념위원회.
DSB 한국문학방송 회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수혜 동시집 별나무( 전자집.유튜브 )
zosel50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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