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소설가도 시를 쓰고 싶다
김건중 시집 / 한누리미디어 刊
대학시절, 국문과에서 시론을 강의하시던 교수님의 과제는 늘 시를 써내는 것이었다.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나는 학점 때문에 마지 못해 시를 써서 제출해야 했다. 그것이 나의 시 쓰기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정작 내가 쓰고 싶은 것은 소설이었고, 그래서 소설가가 되어 전업작가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가끔씩은 향수처럼 멋모르고 시를 쓰던 시절이 그립기도 했거니와, 소설로 담아내지 못한 가슴에 쌓인 감성들을 틈틈이 시랍시고 써 보았다.
물론, 소설로 쓸 것이 있고 수필로 쓸 것이 있지만, 특히 시로 쓸 것을 시로 썼는지는 나 자신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소설을 쓰며 소설에 담지 못했던 감정의 편린들이 많았다. 그 편린들을 틈틈이 시의 형식을 빌어 습작했던 것들인데 버릴 수도 없었고, 시라고 내 놓을 수도 없어 내심 많은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이 시들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의 조각들을, 이를테면 내 인생과 삶의 주변과 세상살이를 가급적이면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그대로 쓴 것들이기에 시집으로 내놓기까지는 얼마만큼의 용기가 필요했다.
제1장 25편은 시한성 존재인 인간의 인생살이와 세월을, 제2장 25편은 영원한 주제인 사랑을, 제3장 25편은 내 주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제4장 10편은 내가 살고 있는 제2의 고향 성남을 주제로 하여 그려 보았다.
어쨌거나 '가끔, 소설가도 시를 쓰고 싶다'라는 제목처럼 정말 가끔씩 나는 시를 쓰고 싶었다. 그만큼 내 가슴 속에 자리한 순수한 내 감정을 열어 보이려 했다. 그래서 이 시집이 시적 가치보다는 나를 가까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와, 보편적인 사람들의 인생과 사랑, 그리고 이웃들에 대한 삶의 모습에 애정어린 시선을 보낼 수 있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시집 발간을 계기로 내 책장에 꽂혀 잠자고 있는 1000권이 넘는 시집을 다시 한 번 펼쳐본 뒤, 다시금 틈틈이 시를 쓰면 그때는 정말 시다운 시를 쓰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 김건중, 시집을 내며(책머리글), <가끔, 소설가도 시를 쓰고 싶다> 중에서
- 차 례 -
시집을 내며
제1장 인생 / 세월 속에서
아침·1
아침·2
아침·3
아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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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사람은·1
글을 쓰는 사람은·2
글을 쓰는 사람은·3
세월·1
세월·2
세월·3
치과에서·1
치과에서·2
인생·1
인생·2
삶
활터에서
멍에
자존
가득찬 가슴
흔들리는
내가 죽는 날
깨달은 자
광어회
고등어
잠자는 이름
제2장 사랑 / 채색되는 그리움
그녀를 위한 시
그리움·1
그리움·2
그리움·3
사랑은·1
사랑은·2
사랑은·3
사랑병·1
사랑병·2
사랑병·3
사랑병·4
그 행위·1
그 행위·2
그 행위·3
그 행위·4
그 행위·5
느낌·1
느낌·2
느낌·3
느낌·4
정·1
정·2
배신·1
배신·2
배신·3
제3장 사람 / 살아가는 모습
위선
길에서 보니
허수아비
무대 에 선 문인
끈
어머니
어머니의 삭발
아내의 아침
누나의 얼굴
딸아이
새우깡 봉지
비 오는 날이면
친구의 웃음
싸움판·1
싸움판·2
지남철
태권도·1
태권도·2
테권도·3
노동
진실
좌절·1
좌절·2
그림자
제4장 성남 / 내가 사는 곳
내가 사는 곳은 성남
성남, 그 푸른 도시에 와 본 사람은 안다
나의 땅
성남의 달빛
남한산
하나인 것을
성남 모란장
성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