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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뉴스포엠 2023.7.13 동시2편 발표

강산들꽃 2023. 7. 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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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뉴스 포엠≫ 빛나는 졸업장 外 1편/ 강지혜

빛나는 졸업장   해묵은 다짐 촛대에 밝히고할아버지께 초등학교 졸업장을 올리시는 할머니슬은 은비녀에 닳은 세월보답받듯 가슴에 품어보는 눈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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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애 기자 
 | 입력 : 2023/07/13 [07:29] | 조회수 :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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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

 

 

해묵은 다짐 촛대에 밝히고

할아버지께 초등학교 졸업장을 올리시는 할머니

슬은 은비녀에 닳은 세월

보답받듯 가슴에 품어보는 눈물의 졸업장

여든 여덟에 꿈을 이룬

어디 이만한 세상 낙이 또 있을까요

 

열여덟에 시집와 모진 가난 업으로 삼고

분칠 한 번 하지 않으셨던 할머니

어린 나이 매운 시집살이 눈물이 아니라

감격에 쏟아지는 진주알 같은 눈물입니다

팔십 팔세,팔팔한 배움의 열정

어두운 눈에 가,,,,꾹꾹 눌러쓴 지난날들

울컥 목이 메어옵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고 여한이 없구먼,

반에서 최고령 삐뚤빼뚤 써 내려간 글자

저고리에 졸업 가운 입고 사각모 쓰신 자랑스런 우리 할머니

한 겹 땀이 밴 졸업장을 제일 먼저 할아버지께 보여 드립니다

 

흐뭇하게 웃는 할아버지

평생 한을 풀었구먼,

피어오르는 향 냄새에 달빛이 유난히 환한 밤입니다

 

 

 

양은 냄비의 꿈

 

 

부글부글 끓다

새까맣게 속이 타버린 날에도

볼품없이 한쪽 귀가 일그러진 날에도

그래서 세상 밖으로 내동댕이 쳐진 날에도

새뜻했던 날들이 끝내 불길에 던져진 날에도

냄비는 꿈을 꾼다

 

누구도 눈길 손길 닿지 않는다 해도

다 녹아버려 주저앉는다 해도

다시 새롭게 태어나리라

새날의 꿈을 꾼다

무쇠처럼

 

 

 

 

 

 

 

강지혜 시인

시집 『별을 사랑한 죄』

산문집 내 안의 나에게

동시집 별나무』 『꽃소금』 『반딧불이의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