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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계간 한올문학 vOL153호 9월호

강산들꽃 2022. 10. 1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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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혹

 

                               강지혜

 

 

 

언제부터인가 불룩,불거진 혹이 옷에 쓸린다

 

낱생각은 먼지로 떠다니고

껌껌한 내 안에 물컹한 울음

덧댄 시간들이 씨실 날씨로 봉인 돼 있다

 

일상에 눌려 때로 눈물겨워 깊어진 뿌리

하루하루의 거스러미

엎어 놓은 쪽박 만 하다

짓무른 날이 갈수록 굳어져 가는 걸

만져 보고서야 안다

숨가쁜 시곗바늘은 시리게 등에 와 박히고

 

어둠에 갇혀 두려움이 밀려오는 순간

어두울수록 빛은 더욱 밝은 법이라지

언젠가 어둠은 걷히기 마련이라지

등줄기에 환한 미소로 번지며

 

생각의 가지끝 매달린 혹

혈관 켜켜이 질긴 희망도 한 홉 부풀어 오른다

 

 

                  욕실화

 

                                      강지혜

 

아슬아슬 빙판길

간신히 변기에 앉자 자꾸만 벗겨진다

신경줄 녹슬어 튕겨지는 낡은 소리

거무죽죽한 발 안간힘 발짓으로 꿰어보지만

그만 떨어지고 만다

 

뚫린 가슴에

볕 한 줌 들지 않는 날들

마음의 갈피마다 밴 눈물을

속울음으로 삼키고

 

어깆어깆 딯던 날도

젖은 시간이 마를새 없는 날도

오롯이 한자리에서

또 하루의 무게를 견뎌 낸다

 

닳은 굽 모서리

밝은 내일을 꿈꾸며

형광 불빛 한 자락 끌어 덮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