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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애 기자 siin7749@daum.net
나물 할머니
쌀쌀한 날 버스 정류장 앞
언제나 그 자리에서
찬 바람을 걸치고 옹송그린 할머니
캐 온 냉이며 달래 쪽파를 정성스레 다듬으신다
옹이진 손마디로
다 다듬은 쪽파의 등을 자꾸 쓸어내리신다
나란한 나물들
다 팔아도 일 만원 남짓
할머니 얼굴에 핀 검버섯처럼
손끝에 흙물이 거뭇거뭇
지나는 발자국 소리를 손갈퀴로 긁어 담고
속엣말을 허연 입김으로 뱉으신다
수북이 냉이 한 줌 덤으로 얹고
자식들이 아른거리시는지
지나는 뒷꿈치를 한동안 바라보신다
지긋이 나물을 움켜쥐신다
앙상한 손으로 또 저무는 하루를 다듬으신다
자판기 커피
방황의 끝에서
손 내밀면 따듯이 안아주고
온몸 구겨져 눈물 머금은채
지나는 사람들 외로움 호젓이 달래며
비 오고 바람 불어도
늘 그 자리 그 모습
변함없는 그리움의 향기
▲강지혜시인
충북진천군 출생.경기문협제1기수료.한국작가 등단
동시집*별나무
청암문학화성시지부장. DSB한국문학방송작가회.한국사진문학협회
http://강지혜.시인.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