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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투데이> 나비질

강산들꽃 2021. 11. 7. 00:20

 

 

나비질 / 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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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질 / 강지혜

연신 콩을 까부르시던 어머니

스적이는 가을 바람에 한 숨 돌리시며

옹이진 손끝으로 키에 박힌 티끌을 점점이 골라내신다

찬서리 덮인 날도 검불이 일던 날도

갖은 서러움 키질로 날려 보내고 내 자식만은,

앙가슴에 내리 여섯 자식들을 쓰다듬으신다

회빛 바랜 눈에 넣어 둔 아른아른한 자식들

눈물 조차 쭉정이로 말라버려

시집 올 적 그 알곡 같던 날은 숫제 잊었다

평생 어머니란 이름으로

오롯이 한 말 자식 농사를 억척맞게 키질하신 어머니

아슴아슴 낱알로 배어드는 꽃다운 시절

가난을 업으로 삼았어도 그저 자식들 키울 때가 제일로 큰 낙이었지

마른 콩잎 같은 머릿수건에 수북한 그리움을 훔치며

해묵은 세월 검버섯 핀 키를 다시금 불끈 움켜 쥐신다

키 속에 샛노란 햇살이 찰랑이고

일렁거리는 바람결에 너울너울 나비가 날개짓 한다

나비 날개치듯 바람을 부쳐서 나비질이라 했던가

촤르륵촥 촤르륵촥 나비질 소리가 한 마당 구수하다

어머니는 키를 흔들며 고단했던 하루를 쳠쳠 키내림 하신다

​강지혜 시인

​한국사진문학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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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비질 / 강지혜-시인투데이 - http://www.poet.today/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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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투데이≫ 나비질 / 강지혜

나비질/강지혜​​연신콩을까부르시던어머니스적이는가을바람에한숨돌리시며옹이진손끝으로키에박힌티끌을점점이골라내신다​찬서리덮인날도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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