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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가>강지혜 시.밥주걱

강산들꽃 2021. 6. 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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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콘텐츠
    • 2021
    • 06.18
    • 금요일, 가족과 함께 읽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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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작 엎드린 밥알들을
      흠 한 톨 없이 둥글려 말아 놓고
      밥 등에 오르는 김을 쬐고 있다
      고달픈 시간 속에서 파이고 파여 무뎌진
      저 주걱의 둥근 날
      꼭 어머니의 무딘 손끝이다

      묵은 냄새 맡으며
      끈적끈적 달라붙은 삶을
      악착 같이 퍼 나르시던 어머니
      산밭 일로 벗겨진 살갗
      거친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사뭇 녹슨 소리가 난다

      등겨 같은 자식 애달퍼
      몰래 눈물 훔치시는,
      아직도 어머니 가슴엔 화가 끓는다
      얼마를 더 살겠누
      자식 농사 다 짓지 못했다고
      뉘가 섞인 날도
      누룻하게 속을 태운 날도
      온전히 당신의 몫이라고
      가쁜 숨을 뱉어 내신다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은 손 자루
      뭉툭한 손끝으로
      또 하루를 담아내신다
      한 고봉 삶을 퍼담으신다

      어머니 손 등에
      수북한 밥살이 환하다

      -강산들꽃, ‘밥주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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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산들꽃 #밥주걱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