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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말/신간

강산들꽃 2021. 5. 15. 08:09


이해인의 말(양장본 HardCover) 수도생활 50년,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저자이해인 , 안희경 (인터뷰) 출판마음산책 | 2020.12.15. 페이지수308 | 사이즈 152*219mm판매가서적 14,850원 e북 10,350원
책소개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출간한 이후 45년간 꾸준한 문학 활동을 통해 수십 권의 시집, 산문, 동화집 등의 저서를 출간해온 이해인 수녀. 그가 남긴 글의 종류는 다양했지만 그 저변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수도자로서의 깨달음과 시인으로서 보여주는 섬세한 감성의 조화였다. 하지만 자연의 친근한 소재와 생명에 대한 통찰이 담긴 시로 1980년대 중후반 시의 대중화를 이끌었음에도, 그 인간적 고뇌와 문학적 지향은 깊이 있게 다뤄진 적이 드물다.
마음산책 말 시리즈 15권으로 출간되는『이해인의 말』에서는 소박한 듯 보이지만, 그 아래 단단한 성찰을 벼려온 시인이자 수도자, 이 시대의 어른 이해인과의 대화를 통해 좋은 삶과 관계를 이어갈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 사랑, 기쁨, 평화, 용서, 행복 등 이해인 수녀가 한결같이 강조해왔던 메시지뿐 아니라 병상 생활을 비롯한 평생의 삶을 회고하는 가운데 구도자로서의 통찰을 좀 더 직접적으로 전한다. 나아가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수도자로서의 고민, 소외된 자들을 끌어안는 사회적 실천 등에 대한 강조는 이해인 수녀의 사랑이 가닿은 넓은 자리를 짐작게 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독자들의 발걸음을 자극할 것이다. 법정 스님, 강우일 주교,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박완서 등 종교계와 문화계를 통틀어 큰 어른이라 할 만한 인사들과의 우정 또한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제가 나이상으로는 분명 원로에 속하지만 자신을 별로 원로라고 여기지 않고 그냥 철없이 살아온 것 같은데 인터뷰하는 중엔 종종 ‘내가 제법 수도 연륜이 묻어나는 발언을 하는구나’ 스스로 감동이 느껴질 때도 있어 기뻤습니다. (…)
이 책은 제가 그 어느 날 또 다른 먼 나라로 건너가기 전,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 여정을 축약해놓은 것 같아 읽는 도중 잠시 잠시 멈추어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습니다.
_8쪽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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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해인 수녀, 시인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이자 시인.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1964년 수녀원(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 1976년 종신서원을 한 후 오늘까지 부산에 살고 있다. 필리핀 성 루이스대학 영문학과,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제9회 <새싹문학상>, 제2회 <여성동아대상>, 제6회 <부산여성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수도생활을 하면서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글과 시를 쓰고 있는 이해인 수녀는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 이후 다수의 산문집과 시집을 펴냈다. 시집으로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작은 위로'가 있으며, 시선집으로 '사계절의 기도', '다시 바다에서', '여행길에서', 산문집으로'두레박', '사랑할 땐 별이 되고', '고운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이 있다. 옮긴 책으로 '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 '우리는 아무도 혼자가 아닙니다' 등이 있다. 그녀의 시는 종교를 뛰어넘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왔으며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다.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한 친근한 주제, 모태 신앙이 낳아준 순결한 동심과 소박한 언어, 생활 속에도 자주 인용되는 그의 시들은 오늘도 변함없는 위로와 사랑을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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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희경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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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이해인의 말』에 부쳐_부끄러운 마음 그대로
인터뷰를 열며_해인글방 오후 3시의 만남, 아픔을 견딜 지혜와의 만남

첫 번째 만남: 코로나 시기의 영성
“지금은 코로나 수련기, 숨어 있는 희망을 찾아야 합니다”

두 번째 만남: 수도자의 고독과 죽음, 그리고 삶
“고독은 단절이 아니라 절대적인 있음 안에 스스로 서 있는 상태입니다”

세 번째 만남: 사람과 사회를 대하는 태도
“공동체 안에서의 존중, 이를 잘 실천하면 그 안에 하느님이 계시지 않을까요?”

네 번째 만남: 해방둥이로 태어나 수녀가 되기까지 보낸 시간
“글 쓰는 재능을 이용해서 수도 생활의 아름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어요”

다섯 번째 만남: 시 쓰는 삶, 읽는 삶
“시인은 사제와 같고 예언자와 같고, 이름을 주는 사람이죠”

여섯 번째 만남: 여성 수도자의 수도 생활
“불의에 맞서는 곳에 여성 수도자들이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곱 번째 만남: 나를 성장시키는 사람들-사회적 소수자들과 스승, 그리고 도반들
“우정을 통해 늘 열려 있는 사람이 되자 생각해요”

여덟 번째 만남: 내 삶에 족적을 남긴 가까운 이들
“인간관계에서도 그 사람을 읽는 눈이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 같습니다”

아홉 번째 만남: 어머니와 언니에게 받은 영성
“사람마다 몫이 다르지만, 그래도 지향하는 바는 같습니다”

열 번째 만남: 친구, 지인, 길 위 사람들과의 우정
“내 시간을 내서 나누는 것이 사랑이고 구원입니다”

마지막 만남: 전하고 싶은 메시지
“기억하세요, 모든 것에는 끝이 있어요”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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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숨어 있는 희망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 코로나가 오기 전에 우리는 다들 집 밖으로 나돌았습니다. 자기를 들여다볼 겨를이 없었죠. 저는 수도자만이라도 골방의 영성을 좇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지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방구석에 있는 이 시기를 골방의 영성을 찾는 하나의 과정으로 긍정하면 좀더 성숙해질 것 같습니다.
_25~27쪽

지금 노년을 살면서도 모든 생명 속에 죽음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고, 그렇게 이별을 함께한다는 것을 묵상하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죽음 속에 있는 생명, 삶 속에 있는 죽음을 말이에요.
_52쪽

수도 생활을 50년 하고 난 제 심정이 어떠냐 물으면 “담백한 물빛의 평화를 느낀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치우치지 않는, 차별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_55쪽
곁에 아무도 없다고 서운해하는 모습이 외로움이라면 고독은 침묵 속에서 더 근원적인 실체를 헤아리는 고차원적인 홀로 있음인 것 같습니다. 고독은 철학적인 추구, 외로움은 유아적인 욕망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_55쪽

평범함 속에서도 비범함을 찾는 새로움, 그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을 찾는 비범함이 잘 사는 삶이고 내가 노력해서 얻는 내적인 기쁨입니다. 그 기쁨은 누가 뺏어갈 수 없죠.
_66쪽

세월호의 아픔은 너무 크니까 5주기 때도 시를 올렸고요. “세월호 얘기, 이제 그만하세요”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수녀이고 시인인데 큰 도움은 못 되더라도 유가족들 위로라도 할 수 있다면 해야죠.
현직 총원장 수녀님이 사회적인 영성에 밝게 깨어 있어서 우리는 현실 참여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콜트콜텍이라는 기타 회사를 상대로 13년 동안 복직 투쟁을 한 임재춘 씨라고 있어요. 그분이 한 달 넘도록 단식 농성을 하는데 저의 지인 형제님이 제 책을 보내고 싶다고 시위 현장 사진을 찍어 와 요청했습니다. 건강히 복직 투쟁 하시라고 카드 편지와 책을 보냈죠. 나중에 보니 땅바닥에 앉아서 기자들과 인터뷰하며 「내가 나를 위로하는 날」과 「꽃의 말」을 낭송하더군요. 그 상황에서조차 제 시를 읽는다는 생각에 되레 제가 위로받았습니다.
_95~96쪽

수도를 하면 할수록 세상의 고통을 외면할 수가 없어요. 제가 택시를 탔더니 어떤 기사님이 “희한합니다”라고 해요. “왜요?” 그랬더니, 고아원을 가거나 양로원을 가거나, 행려병자들이 있는 데를 가도 다 수녀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떤 종교인들은 택시를 타면 계속 믿으라는 말만 한대요. 수녀들은 설교를 하지 않는다고, 그런데 약자들이 사는 곳에 가면 꼭 수녀들이 있더라는 말을 했어요. 아! 이분들도 우리가 그늘진 곳에서 일하는 것을 아시는구나, 감사하다, 생각했어요.
_98쪽

예수님이 보여주신 하느님의 일을 사람들의 삶 안에 되살리는 노력을 이제는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약자의 편에 서서 수평적 관계와 수직적 관계를 묵상하면서요. 수녀원에서 회의할 때면 ‘우리가 더욱 소외되고 아픈 사람 곁으로 가서 열려 있는 사람이 되자’, 늘 그게 결론이에요. 우리가 불편하게 살고 희생해서라도 그분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섬겨야지 매너리즘에 빠져 살아서는 안 되죠.
_207쪽

사랑에 대해 너무 말을 많이 했는데요. 그럼에도 진짜 사랑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사랑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사랑하려는 노력 속에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지만 “나는 사랑 자체였다”고 말하기는 어렵잖아요. (...) 사랑 공부가 필요합니다. 사랑의 기술, 우정의 기술은 인내하고 배려하고 겸손함으로써 닦아지는 기술인 것 같아요. 전문가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야 합니까? 그처럼 우리가 가톨릭 수도원에서 잘 쓰는 말로 “존재는 죽을 때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_295~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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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코로나 시기를 헤쳐 갈 지혜부터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최우선으로 약한 사람을 선택하는 사랑”

『이해인의 말』은 2020년 가을,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과 나눈 집중 인터뷰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인터뷰어 안희경은 캘리포니아에, 인터뷰이 이해인 수녀는 부산 광안리 해인글방(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원 안에 자리한 이해인 수녀의 작업실)에 자리해 둘 사이에는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가 있었지만 해인글방 오후 3시면, 이들은 화상 너머로 밀도 높은 대화를 이어갔다. 총 11장으로 정리된 인터뷰에는 56년 수도의 길을 걷게 된 갈망에서부터 그 생활 속에 체득한 평화를 느끼기까지 이해인 수녀의 인생관, 인간관, 종교관이 면면히 흐른다.
첫 번째 인터뷰의 주제는 코로나였다. 이해인 수녀는 우리 모두가 ‘코로나 수련생’이며 코로나가 준 선물은 안으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웃을 자세히 보게 한 것이기에 이기적 예민함에서 이타적 예민함으로 건너가는 사랑을 배우자고 한다. ‘숨어 있는 희망’을 찾자는 것이다. 연초부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수도원에 머물며 스스로 찾은 희망과 실천들도 이런 깨달음과 연결된다.
실상 이해인의 수녀의 시는 사랑과 간구, 깨달음과 찬미, 참회와 기도의 언어로 아름다운 서정을 노래한다고 알려져왔지만, 『이해인의 말』 속 그의 모습은 빛의 세계를 노래하는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입체적 면모로 가득하다. 관계 속의 자존감, 질병과 죽음의 수용에 대해 실존적 통찰을 주는 철학자로서의 면모뿐 아니라, 페미니스트 영성에 기반해 가톨릭의 권위적 문화를 비판하는 여성 수도자, 일상과 사회 속 차별에 민감한 진보주의자로서의 태도까지 그 족적은 폭넓다. 가령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위로나 성매매 여성 자활사업에 대한 관심, 박노해 시인ㆍ김진숙 지도위원ㆍ임재춘 씨(콜트콜텍 해고 노동자)와의 인연이 한 예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순한 마음이 있다는 믿음으로 40여 년 가까이 재소자들과 이어온 만남은 종교인만이 이를 수 있는 차별 없는 경지의 극치를 보여준다.

우리는 맨날 성명서나 탄원서에 사인을 합니다. 해고 노동자들에 대해서 깊은 속사정은 몰라도 원장이 마이크 잡고 처지를 설명하고 “서명하자” 그러면 얼마나 고통 받고 있을까 마음이 쓰여서 한 줄이라도 더 읽고 동참해요. 남들이 볼 때는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며, 세상사엔 관심 없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 의식은 약자들에게 계속 열려 있어요. 마음이 편할 날이 없습니다.
_180쪽

저는 편지 한 통을 쓸 때도 잘나고 부자인 사람들보다는 재소자, 장애인, 어린이 들, 이렇게 약자부터 순서를 정해 쓰려고 합니다. 생활 안에서도 순위를 정해 노력해야 내가 하는 모든 게 모든 이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다고 여깁니다. 힘들고 성가시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내가 그 안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먼저 다가갈 때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는 데 가까워진다고 봅니다. 바로 최우선으로 약한 사람을 선택하는 사랑입니다. ...
_29~30쪽

법정 스님, 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계 인사들과의 교유를 통한 성장
“나를 사랑하고 모든 생명을 사랑하라”는 마지막 메시지

『이해인의 말』의 흥미로운 대목 중 하나는 법정 스님 등 수도의 길을 걷는 이들과 이해인 수녀의 생생한 교유 현장이다. 인터뷰 도중 이해인 수녀는 해인글방을 정리하다 발견한 법정 스님의 편지 한 통을 공개했는데, 이는 1978년 그가 손수 붓으로 쓴 두루마리 편지였다. 이 편지에서 법정 스님은 고독을 언급하며 “수도자에게 고독은 그림자와 같으며, 수도자의 고독은 단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바닥 같은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이기에 고독을 배우자”고 한다.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궁극의 도는 통하기 마련이어서, 이해인 수녀는 그 말씀을 공동체 안에 거한 수도자의 태도로 해석해낸다. 즉 법정 스님의 고독의 경지란 “어울려 살면서도 홀로 있을 줄 알며, 기도하는 모습으로 제자리를 지키는 별처럼 고독 안에서 진리를 꽃피우는 구도자의 모습”이며, 이는 당신의 시 「별을 보며」의 주제와도 상통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한국 가톨릭의 큰 어른 김수환 추기경의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라”라는 가르침, 강우일 주교의 역사적 책임에 대한 강조가 삶에 어떤 나침반이 되었는지도 들려준다.
이렇듯 수도 생활 가운데 이른 깨달음, 그 순간의 희열을 토로하면서도 자신의 인간적 한계나 허물마저 감춤 없이 드러내, 속세의 독자들 또한 이해인 수녀와 부담 없이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메시지는 “나를 사랑할 것” 동시에 “세상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기에 생명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는 것이었다. 인터뷰어 안희경의 말처럼 『이해인의 말』이 고립무원의 시기를 통과하는 우리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작동시키는 설명서”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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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말(양장본 HardCover) 수도생활 50년,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저자이해인 , 안희경 (인터뷰) 출판마음산책 | 2020.12.15. 페이지수308 | 사이즈 152*219mm판매가서적 14,850원 e북 10,350원
책소개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출간한 이후 45년간 꾸준한 문학 활동을 통해 수십 권의 시집, 산문, 동화집 등의 저서를 출간해온 이해인 수녀. 그가 남긴 글의 종류는 다양했지만 그 저변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수도자로서의 깨달음과 시인으로서 보여주는 섬세한 감성의 조화였다. 하지만 자연의 친근한 소재와 생명에 대한 통찰이 담긴 시로 1980년대 중후반 시의 대중화를 이끌었음에도, 그 인간적 고뇌와 문학적 지향은 깊이 있게 다뤄진 적이 드물다.
마음산책 말 시리즈 15권으로 출간되는『이해인의 말』에서는 소박한 듯 보이지만, 그 아래 단단한 성찰을 벼려온 시인이자 수도자, 이 시대의 어른 이해인과의 대화를 통해 좋은 삶과 관계를 이어갈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 사랑, 기쁨, 평화, 용서, 행복 등 이해인 수녀가 한결같이 강조해왔던 메시지뿐 아니라 병상 생활을 비롯한 평생의 삶을 회고하는 가운데 구도자로서의 통찰을 좀 더 직접적으로 전한다. 나아가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수도자로서의 고민, 소외된 자들을 끌어안는 사회적 실천 등에 대한 강조는 이해인 수녀의 사랑이 가닿은 넓은 자리를 짐작게 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독자들의 발걸음을 자극할 것이다. 법정 스님, 강우일 주교,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박완서 등 종교계와 문화계를 통틀어 큰 어른이라 할 만한 인사들과의 우정 또한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제가 나이상으로는 분명 원로에 속하지만 자신을 별로 원로라고 여기지 않고 그냥 철없이 살아온 것 같은데 인터뷰하는 중엔 종종 ‘내가 제법 수도 연륜이 묻어나는 발언을 하는구나’ 스스로 감동이 느껴질 때도 있어 기뻤습니다. (…)
이 책은 제가 그 어느 날 또 다른 먼 나라로 건너가기 전,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 여정을 축약해놓은 것 같아 읽는 도중 잠시 잠시 멈추어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습니다.
_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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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 시인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이자 시인.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1964년 수녀원(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 1976년 종신서원을 한 후 오늘까지 부산에 살고 있다. 필리핀 성 루이스대학 영문학과,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제9회 <새싹문학상>, 제2회 <여성동아대상>, 제6회 <부산여성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수도생활을 하면서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글과 시를 쓰고 있는 이해인 수녀는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 이후 다수의 산문집과 시집을 펴냈다. 시집으로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작은 위로'가 있으며, 시선집으로 '사계절의 기도', '다시 바다에서', '여행길에서', 산문집으로'두레박', '사랑할 땐 별이 되고', '고운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이 있다. 옮긴 책으로 '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 '우리는 아무도 혼자가 아닙니다' 등이 있다. 그녀의 시는 종교를 뛰어넘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왔으며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다.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한 친근한 주제, 모태 신앙이 낳아준 순결한 동심과 소박한 언어, 생활 속에도 자주 인용되는 그의 시들은 오늘도 변함없는 위로와 사랑을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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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이해인의 말』에 부쳐_부끄러운 마음 그대로
인터뷰를 열며_해인글방 오후 3시의 만남, 아픔을 견딜 지혜와의 만남

첫 번째 만남: 코로나 시기의 영성
“지금은 코로나 수련기, 숨어 있는 희망을 찾아야 합니다”

두 번째 만남: 수도자의 고독과 죽음, 그리고 삶
“고독은 단절이 아니라 절대적인 있음 안에 스스로 서 있는 상태입니다”

세 번째 만남: 사람과 사회를 대하는 태도
“공동체 안에서의 존중, 이를 잘 실천하면 그 안에 하느님이 계시지 않을까요?”

네 번째 만남: 해방둥이로 태어나 수녀가 되기까지 보낸 시간
“글 쓰는 재능을 이용해서 수도 생활의 아름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어요”

다섯 번째 만남: 시 쓰는 삶, 읽는 삶
“시인은 사제와 같고 예언자와 같고, 이름을 주는 사람이죠”

여섯 번째 만남: 여성 수도자의 수도 생활
“불의에 맞서는 곳에 여성 수도자들이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곱 번째 만남: 나를 성장시키는 사람들-사회적 소수자들과 스승, 그리고 도반들
“우정을 통해 늘 열려 있는 사람이 되자 생각해요”

여덟 번째 만남: 내 삶에 족적을 남긴 가까운 이들
“인간관계에서도 그 사람을 읽는 눈이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 같습니다”

아홉 번째 만남: 어머니와 언니에게 받은 영성
“사람마다 몫이 다르지만, 그래도 지향하는 바는 같습니다”

열 번째 만남: 친구, 지인, 길 위 사람들과의 우정
“내 시간을 내서 나누는 것이 사랑이고 구원입니다”

마지막 만남: 전하고 싶은 메시지
“기억하세요, 모든 것에는 끝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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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숨어 있는 희망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 코로나가 오기 전에 우리는 다들 집 밖으로 나돌았습니다. 자기를 들여다볼 겨를이 없었죠. 저는 수도자만이라도 골방의 영성을 좇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지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방구석에 있는 이 시기를 골방의 영성을 찾는 하나의 과정으로 긍정하면 좀더 성숙해질 것 같습니다.
_25~27쪽

지금 노년을 살면서도 모든 생명 속에 죽음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고, 그렇게 이별을 함께한다는 것을 묵상하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죽음 속에 있는 생명, 삶 속에 있는 죽음을 말이에요.
_52쪽

수도 생활을 50년 하고 난 제 심정이 어떠냐 물으면 “담백한 물빛의 평화를 느낀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치우치지 않는, 차별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_55쪽
곁에 아무도 없다고 서운해하는 모습이 외로움이라면 고독은 침묵 속에서 더 근원적인 실체를 헤아리는 고차원적인 홀로 있음인 것 같습니다. 고독은 철학적인 추구, 외로움은 유아적인 욕망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_55쪽

평범함 속에서도 비범함을 찾는 새로움, 그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을 찾는 비범함이 잘 사는 삶이고 내가 노력해서 얻는 내적인 기쁨입니다. 그 기쁨은 누가 뺏어갈 수 없죠.
_66쪽

세월호의 아픔은 너무 크니까 5주기 때도 시를 올렸고요. “세월호 얘기, 이제 그만하세요”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수녀이고 시인인데 큰 도움은 못 되더라도 유가족들 위로라도 할 수 있다면 해야죠.
현직 총원장 수녀님이 사회적인 영성에 밝게 깨어 있어서 우리는 현실 참여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콜트콜텍이라는 기타 회사를 상대로 13년 동안 복직 투쟁을 한 임재춘 씨라고 있어요. 그분이 한 달 넘도록 단식 농성을 하는데 저의 지인 형제님이 제 책을 보내고 싶다고 시위 현장 사진을 찍어 와 요청했습니다. 건강히 복직 투쟁 하시라고 카드 편지와 책을 보냈죠. 나중에 보니 땅바닥에 앉아서 기자들과 인터뷰하며 「내가 나를 위로하는 날」과 「꽃의 말」을 낭송하더군요. 그 상황에서조차 제 시를 읽는다는 생각에 되레 제가 위로받았습니다.
_95~96쪽

수도를 하면 할수록 세상의 고통을 외면할 수가 없어요. 제가 택시를 탔더니 어떤 기사님이 “희한합니다”라고 해요. “왜요?” 그랬더니, 고아원을 가거나 양로원을 가거나, 행려병자들이 있는 데를 가도 다 수녀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떤 종교인들은 택시를 타면 계속 믿으라는 말만 한대요. 수녀들은 설교를 하지 않는다고, 그런데 약자들이 사는 곳에 가면 꼭 수녀들이 있더라는 말을 했어요. 아! 이분들도 우리가 그늘진 곳에서 일하는 것을 아시는구나, 감사하다, 생각했어요.
_98쪽

예수님이 보여주신 하느님의 일을 사람들의 삶 안에 되살리는 노력을 이제는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약자의 편에 서서 수평적 관계와 수직적 관계를 묵상하면서요. 수녀원에서 회의할 때면 ‘우리가 더욱 소외되고 아픈 사람 곁으로 가서 열려 있는 사람이 되자’, 늘 그게 결론이에요. 우리가 불편하게 살고 희생해서라도 그분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섬겨야지 매너리즘에 빠져 살아서는 안 되죠.
_207쪽

사랑에 대해 너무 말을 많이 했는데요. 그럼에도 진짜 사랑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사랑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사랑하려는 노력 속에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지만 “나는 사랑 자체였다”고 말하기는 어렵잖아요. (...) 사랑 공부가 필요합니다. 사랑의 기술, 우정의 기술은 인내하고 배려하고 겸손함으로써 닦아지는 기술인 것 같아요. 전문가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야 합니까? 그처럼 우리가 가톨릭 수도원에서 잘 쓰는 말로 “존재는 죽을 때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_295~296쪽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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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코로나 시기를 헤쳐 갈 지혜부터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최우선으로 약한 사람을 선택하는 사랑”

『이해인의 말』은 2020년 가을,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과 나눈 집중 인터뷰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인터뷰어 안희경은 캘리포니아에, 인터뷰이 이해인 수녀는 부산 광안리 해인글방(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원 안에 자리한 이해인 수녀의 작업실)에 자리해 둘 사이에는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가 있었지만 해인글방 오후 3시면, 이들은 화상 너머로 밀도 높은 대화를 이어갔다. 총 11장으로 정리된 인터뷰에는 56년 수도의 길을 걷게 된 갈망에서부터 그 생활 속에 체득한 평화를 느끼기까지 이해인 수녀의 인생관, 인간관, 종교관이 면면히 흐른다.
첫 번째 인터뷰의 주제는 코로나였다. 이해인 수녀는 우리 모두가 ‘코로나 수련생’이며 코로나가 준 선물은 안으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웃을 자세히 보게 한 것이기에 이기적 예민함에서 이타적 예민함으로 건너가는 사랑을 배우자고 한다. ‘숨어 있는 희망’을 찾자는 것이다. 연초부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수도원에 머물며 스스로 찾은 희망과 실천들도 이런 깨달음과 연결된다.
실상 이해인의 수녀의 시는 사랑과 간구, 깨달음과 찬미, 참회와 기도의 언어로 아름다운 서정을 노래한다고 알려져왔지만, 『이해인의 말』 속 그의 모습은 빛의 세계를 노래하는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입체적 면모로 가득하다. 관계 속의 자존감, 질병과 죽음의 수용에 대해 실존적 통찰을 주는 철학자로서의 면모뿐 아니라, 페미니스트 영성에 기반해 가톨릭의 권위적 문화를 비판하는 여성 수도자, 일상과 사회 속 차별에 민감한 진보주의자로서의 태도까지 그 족적은 폭넓다. 가령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위로나 성매매 여성 자활사업에 대한 관심, 박노해 시인ㆍ김진숙 지도위원ㆍ임재춘 씨(콜트콜텍 해고 노동자)와의 인연이 한 예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순한 마음이 있다는 믿음으로 40여 년 가까이 재소자들과 이어온 만남은 종교인만이 이를 수 있는 차별 없는 경지의 극치를 보여준다.

우리는 맨날 성명서나 탄원서에 사인을 합니다. 해고 노동자들에 대해서 깊은 속사정은 몰라도 원장이 마이크 잡고 처지를 설명하고 “서명하자” 그러면 얼마나 고통 받고 있을까 마음이 쓰여서 한 줄이라도 더 읽고 동참해요. 남들이 볼 때는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며, 세상사엔 관심 없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 의식은 약자들에게 계속 열려 있어요. 마음이 편할 날이 없습니다.
_180쪽

저는 편지 한 통을 쓸 때도 잘나고 부자인 사람들보다는 재소자, 장애인, 어린이 들, 이렇게 약자부터 순서를 정해 쓰려고 합니다. 생활 안에서도 순위를 정해 노력해야 내가 하는 모든 게 모든 이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다고 여깁니다. 힘들고 성가시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내가 그 안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먼저 다가갈 때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는 데 가까워진다고 봅니다. 바로 최우선으로 약한 사람을 선택하는 사랑입니다. ...
_29~30쪽

법정 스님, 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계 인사들과의 교유를 통한 성장
“나를 사랑하고 모든 생명을 사랑하라”는 마지막 메시지

『이해인의 말』의 흥미로운 대목 중 하나는 법정 스님 등 수도의 길을 걷는 이들과 이해인 수녀의 생생한 교유 현장이다. 인터뷰 도중 이해인 수녀는 해인글방을 정리하다 발견한 법정 스님의 편지 한 통을 공개했는데, 이는 1978년 그가 손수 붓으로 쓴 두루마리 편지였다. 이 편지에서 법정 스님은 고독을 언급하며 “수도자에게 고독은 그림자와 같으며, 수도자의 고독은 단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바닥 같은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이기에 고독을 배우자”고 한다.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궁극의 도는 통하기 마련이어서, 이해인 수녀는 그 말씀을 공동체 안에 거한 수도자의 태도로 해석해낸다. 즉 법정 스님의 고독의 경지란 “어울려 살면서도 홀로 있을 줄 알며, 기도하는 모습으로 제자리를 지키는 별처럼 고독 안에서 진리를 꽃피우는 구도자의 모습”이며, 이는 당신의 시 「별을 보며」의 주제와도 상통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한국 가톨릭의 큰 어른 김수환 추기경의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라”라는 가르침, 강우일 주교의 역사적 책임에 대한 강조가 삶에 어떤 나침반이 되었는지도 들려준다.
이렇듯 수도 생활 가운데 이른 깨달음, 그 순간의 희열을 토로하면서도 자신의 인간적 한계나 허물마저 감춤 없이 드러내, 속세의 독자들 또한 이해인 수녀와 부담 없이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메시지는 “나를 사랑할 것” 동시에 “세상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기에 생명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는 것이었다. 인터뷰어 안희경의 말처럼 『이해인의 말』이 고립무원의 시기를 통과하는 우리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작동시키는 설명서”가 되길 기원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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