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강지혜
아버지 팔뚝에 굵직굵직 알 감자
한 때는 피 끓는 청춘
실하게 영글었었지
거뭇한 흙살에 힘줄 푸르게 내렸던 감자 두 알
궂은 비 와도 삶의 중심을 딱 잡고
절대 어깨를 수그린 적이 없었지
감자 꽃 피던 시절 애섪히 물렁해져만 가고
아버지는 어깨죽지 돌리시며 되직 했던 삶을 매만지신다
거죽만 남은 저 마른 살갗
찬 바람이 훑고
포롯하게 매달린 새끼 감자 키워 내느라 다 무른 몸
햇발에 뿌리 마저 드러났다
도회지로 나간 자식 혹여 헛바람 들까
늘 가슴에 노을로 걸려 온 마음을 태우고
해 거름 녘
아버지는 막걸리 두 사발로 허기진 마음을 달래신다
툇마루에 마른 나뭇가지 팔 늘어 뜨린 채
지난 시간을 되새김질 하신다
해 넘길수록 힘에 부치는 농삿일
고단 했던 또 하루를 곱씹으신다
자식 농사에 등 한 번 펼 날 없었던 삶
팔뚝에 굵직 했던 알통
어느새 아린 감자 싹이 돋고 있다
약력:강지혜.경기문협제1기수료.한국작가 시 .머니투데이 경제신춘시당선.제4회윤동주문학상 최우수상등 이하생략.첫시집(별을 사랑한 죄).한국문화예술위 수혜동시집(별나무).Dsb전자집(별나무).Dsb작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