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도내 문화예술계는 말그대로 다사다난했지만 각 분야·장르별 문화예술인들이 활발한 활동으로 알찬 결실을 맺었다. 2018 평창문화올림픽 실현을 주창하며 약진해 온 2013 강원문화예술계를 분야별로 다섯차례에 걸쳐 진단하고 새해를 전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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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민일보사와 김유정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제21회 김유정 백일장이 지난 10월 18일 김유정 문학촌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 학생들이 극단 ‘새날’(대표 서미화)의 마당극 ‘봄봄’을 관람하고 있다. 본사DB |
강원 문학계는 도출신 문인들의 활발한 활동과 다양한 문학행사가 펼쳐져 풍성함을 더했다. 특히 도내는 물론 전국 무대에서 소설과 시 등 다방면에 걸쳐 희소식을 전하며 강원 문단의 자긍심을 드높였다.
■ 문학 활성화
한국소설문학사의 새 지평을 연 춘천출신 작가 김유정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강원도민일보사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소설·시·동화 부문에 걸쳐 마련한 ‘김유정 신인문학상’에 전국에서 역대 최다의 작품이 응모돼 한국 대표 신인등용문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김유정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김유정사랑 3대 가을잔치’ 행사는 전국 각지의 중견·신진 작가, 시민 등이 대거 참석해 ‘소통의 장’으로 승화됐다.
또 올해 10월 9일 한글날이 공휴일로 다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청소년들에게 국어사랑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제1회 한글날 글짓기 대회가 강원도민일보와 강원도문인협회 주최로 열려 초·중·고교생들의 한글사랑 의식 함양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1926~2008) 선생을 기리는 ‘제4회 박경리 문학제’가 성황리에 열렸으며, 올해로 제15회를 맞은 효석문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 문화축제로 선정돼 높은 위상을 실감케 했다. 강릉 출신 민족시인인 심연수(1918∼1945)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2013 심연수 문학제’가 강릉 일원에서 펼쳐졌으며 백담사 만해마을도 우리 시대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을 초청해 2013 만해문학 아카데미 ‘대표작가와의 만남 문학은 무엇인가’를 개최했다.
■ 작가들의 활약
다양한 문학상이 활성화되고 무게감 있는 새 문학상이 생겨났다. 도 출신 작가들의 수상도 줄을 이었다.
설악산 무림선원에서 수행정진하고 있는 이지연(법명 일련 스님) 시인의 제6회 한국문학백년상 시부문 수상을 비롯해 최인철 시인이 제18회 영랑문학상 본상에, 시인·시낭송가인 피기춘 경위는 ‘제10회 모던포엠 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화천 출신 김영하 소설가는 올해부터 뉴욕타임스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고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출간한데 이어 다양한 강연활동도 벌여 단편 3편이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원주출신 이기호 소설가는 제1회 KBS 김승옥문학상 본상, 춘천 서면에서 생활하고 있는 최성각 작가는 ‘제30회 요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평창출신 심순덕 시인이 제11회 소월문학상, 영월 출신 문태성 시인이 미국 에피포도예술인협회가 수여하는 ‘2013년 제17회 에피포도문학상 본상’에 선정됐다. 제16회 최인희문학상에 김춘열 작가가 선정됐다. 제9회 김삿갓문학상 수상자로 강희근 시인, 제14회 이효석 문학상 윤성희 소설가, 제28회 만해문학상은 조갑상 소설가, 제7회 김유정문학상에 이인성 소설가가 선정됐다. 평창에서 활동 중인 김남권 시인이 제75회 아동문학세상 문학상 수상자로, 양양 출신 이상국 시인은 제2회 박재삼문학상, 춘천출신 이승훈 한양대 명예교수는 제18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배주선 시인이 제9회 모던포엠 문학상 은상을 수상하는 등 굵직한 수상이 이어졌다.
또 백교문학회가 주최하고 강원도민일보사 등이 후원한 ‘백교문학상’ 대상은 광주광역시 출신 김형미 씨가 수상했고 우수상으로 시 부문 이민화·강지혜, 수필 부문 김순덕·이옥경 씨가 뽑혔다.
문학상 제정도 속출했다. 제1회 정선문학상은 김은수 시인, 제1회 정선아리랑 문학상은 소설부문 유시연, 동화부문 유진아 작가, 창작가사시부문 박금란 시인이 받았다. ‘제1회 청정원과 함께 하는 이외수 문학상’ 수상작에 정택진 씨의 중편소설 ‘결’이 선정됐다. 특히 올해 처음 동해시와 강원도민일보, 동해시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한 동해해양문학상 수상작으로 소설부문에 정민 씨의 ‘어달-탄식함에 이르다, 까마귀와 통하다’ 시부문 최영철 씨의 ‘묵정밭 미주구리’가 선정됐고 장려작은 김성준 씨의 소설 ‘어미바위’, 정월숙 씨의 시 ‘포구를 가다’가 뽑혔다.
■ 출판 활기·동인 활동 활발
인제 출신 한수산 소설가가 한국 천주교회사를 그린 신간소설 ‘꽃보다 아름다워라, 그 이름’을 출간했고 강원대 스토리텔링학과 교수인 박정애 소설가가 소설 ‘첫날밤 이야기’를 펴내 시대적 배경이 다르고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도 제각각이지만 어두운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 주인공들의 당찬 모습을 담았다.
춘천의 하창수 소설가가 장편소설 ‘1987’을 펴냈다. 작가 스스로도 ‘무협지스럽지?’라고 물을 만큼, 활극이 충만하고 추리적 요소가 강한 소설이다.
춘천에 살고 있는 최성각 소설가가 생태소설집 ‘쫓기는 새’를 펴내면서 인간관계의 회복, 산업사회의 반성에서 생태계 위기의 해법찾기를 모색할 수 있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외수 소설가는 소설문학 겨울호에 단편소설 ‘파로호’를, 최종남 소설가는 월간문학 11월호에 단편소설 ‘인연’을 발표하는 등 중견작가의 활약이 빛났다.
도내 문인들의 시집, 수필집도 대거 출간된 가운데 최돈선 시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장르의 벽을 허무는‘낭송회, 춘천 글소리’ 공연을 지난 2월부터 개최했고 온라인 문학커뮤니티인 ‘최돈선의 문장열차(cafe.naver.com/sentencetrain)’를 열었다. 또 시작(詩作) 특강을 하며 최근에는 스토리 에세이집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를 펴냈다. 그가 쓴 동화 ‘바퀴를 찾아서’는 창작아동극으로 만들어져 지난 6월 중국의 다롄·선양·칭다오·단둥시 등에서 공연됐다. 창작희곡 ‘파리블루스’가 연말 춘천 소극장 여우에서 공연돼 파리의 눈에 비친 인간사를 꼬집었다.
문학동인의 활동도 활발하게 펼쳐진 한 해였다. 고성지역 문인들의 작품집 ‘고성문학’이 창간됐다. ‘풀무문학회’도 최근 25집 동인지 ‘늑골에 금이 가다’를 펴냈다. 내년에 창립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활동이 기대되는‘수향시 낭송회’는 사화집 ‘뫼비우스의 가시장미’를 펴냈고 지난달까지 259차례 낭송회 모임을 진행했다. 또 1980년 아라리문학회로 시작해 1993년 활동을 중단한 정선문인협회는 지난 4월 20년 만에 재창립해 ‘정선문학’창간호를 출간하고 제1회 정선문학상도 선정했다. 이동명 sunshine@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