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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들꽃 2009. 5. 18. 17:50

가을인 듯 봄이 떤다.

이제가면 언제 올까나.

매서운 겨울 눈보라 홀로 견뎌 지금 여기 있는데

다시 찾아든 봄은 어느저리

어떤 약속도 잊은채,

내게서 절룩거리며 간다.

봄끝자락 희뿌연 먼지바람만을

자욱히 남긴채.

다시 올때까지 그 모습이어라

다짐 틀어 받고

져버린 꽃잎처럼

덧없이 간다.

아직 한참 봄앓이는 끝나지 않았는데

가을인 듯 봄은

아직 서늘하기만한데.

벌써 창밖에 서성대는,

성급히 기웃거리는 여름.

슬며시 오는 발자국 소리에

봄이 놀라고.

아,나의 봄은 아무런 준비없이 가고,

또 준비없이 오는 계절에

바톤을 건네주고 만다.

숙명처럼.......

제몸위에 여름을 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