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진 버드나무처럼
행거 옷가지 너부러져 머리풀고,
주인 놀다버린 털인형,장난감,손떠난 책들......
겨우낸,아니 그 전부터 깔려 있었던 얼룩덜룩
바랜 이불과 쾌쾌한 방공기.
이젠 걷어 치워야지,버릴것은 버리고,
그러나 정작 마음에선 버릴것을 정하지 못하고,
어수선한것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고스란히 더 묵히고 마는 오늘 불쑥,
내 마음까지 빨아 살랑이는 봄햇살에
깨끗이 말려볼까.
잘 닦이지 않는 마음은 박 박 솔질해
반듯이 빨랫줄에 널고
얼룩진 마음 하얗게 일광욕 시켜 정갈히 갈아 입어볼까.
나의 봄은 이 순간 시작이려나.
철지난 나의 봄은 지금부터려나.
바지런히, 어둡고 냄새 쾌쾌한
거적대기 마음부터 걷어 치워보자.
가려는 봄을 다시 불러
투명한 햇살을 방안으로 끌어 들인다.
내 마음속에 맑고 새하얀 봄을 끌어 들인다.
나의 때늦은 봄맞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