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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봄맞이---5/13

강산들꽃 2009. 5. 13. 00:36

 

늘어진 버드나무처럼

행거 옷가지 너부러져 머리풀고,

주인 놀다버린 털인형,장난감,손떠난 책들......

겨우낸,아니 그 전부터 깔려 있었던 얼룩덜룩

바랜 이불과 쾌쾌한 방공기.

이젠 걷어 치워야지,버릴것은 버리고,

그러나 정작 마음에선 버릴것을 정하지 못하고,

어수선한것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고스란히 더 묵히고 마는 오늘 불쑥,

내 마음까지 빨아 살랑이는 봄햇살에

깨끗이 말려볼까.

잘 닦이지 않는 마음은 박 박 솔질해

반듯이 빨랫줄에 널고

얼룩진 마음 하얗게 일광욕 시켜 정갈히 갈아 입어볼까.

나의 봄은 이 순간 시작이려나.

철지난 나의 봄은 지금부터려나.

바지런히, 어둡고  냄새 쾌쾌한

거적대기 마음부터 걷어 치워보자.

가려는 봄을 다시 불러

투명한 햇살을 방안으로 끌어 들인다.

내 마음속에 맑고  새하얀 봄을 끌어 들인다.

나의 때늦은 봄맞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