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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날 밤---K (5/12)

강산들꽃 2009. 5. 12. 16:54

어둠이 어둠을 먹고

불살랐던 낮시간의 기억이

까만 재 한줌으로 오그라드는 밤.

그러나 이 시간에도

아슬한 돌다리 겨우 몇 디뎌  건너왔을 뿐,

멈추지 않는 삶을 대변하듯

시계초침은 더욱 날카로운 소리로

심장 한복판에 꽂히고.

잠시후 맞을 내일 어떻게

쓰여져야할지 고민해 준다.

이 밤은 오늘을 더욱 선명한 빛으로

내일 남겨질 도구.

이 밤은 내가 하느님께 초대받은지

마흔해가 되는

마흔년째의 밤.

오늘까지 사람들에 진 생활의 묵은 빚.

내일은 하느님께 몽땅 환급받아

갚고 또 넉넉한 웃음 나눠주며 살 수 있을까.

숯ㅍ덩어리 마음 추수리며

마음속 호롱불 심지에

희망의 빨간불 해를 달듯 붙히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