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어둠을 먹고
불살랐던 낮시간의 기억이
까만 재 한줌으로 오그라드는 밤.
그러나 이 시간에도
아슬한 돌다리 겨우 몇 디뎌 건너왔을 뿐,
멈추지 않는 삶을 대변하듯
시계초침은 더욱 날카로운 소리로
심장 한복판에 꽂히고.
잠시후 맞을 내일 어떻게
쓰여져야할지 고민해 준다.
이 밤은 오늘을 더욱 선명한 빛으로
내일 남겨질 도구.
이 밤은 내가 하느님께 초대받은지
마흔해가 되는
마흔년째의 밤.
오늘까지 사람들에 진 생활의 묵은 빚.
내일은 하느님께 몽땅 환급받아
갚고 또 넉넉한 웃음 나눠주며 살 수 있을까.
숯ㅍ덩어리 마음 추수리며
마음속 호롱불 심지에
희망의 빨간불 해를 달듯 붙히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