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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자판기의 생 ---5-11 Kang.

강산들꽃 2009. 5. 11. 12:27

늘 일정한 분량을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줄기로

일정한 종이몸에 일정한 색깔과

일정한 향으로 오늘도 변함없이

일정하게 누구나를 은은히 맞는다.

항상 붙박은 그 자리, 그 모습으로

누구나의 고독을

향기롭게 채워준다.

일방적이지 않아 편안한----깜박거리는 이 눈빛.

300원짜리 가난한 몸이지만

결코 가난하지 않은 따듯한 영혼의 이 체온.

서있는 자리 넘치듯 채워주는 풍성한 이 향기.

목축이는 이마다의 넉넉한 웃음빛.

풍요로운 동전 세개의 아름다운 값어치.

일정한 돈을 투입하면

일정하게 뿜어내는

짧은 그 열정.

더하지도 빼지도 않는 가감없는

커피 자판기의 진실된 생.

길들여진 손으로  300원어치의 일정한

새벽 공기를 마셔본다.

언제나 일정하게......

적당하게......그만큼만의.....

거짓없이 토해내는 ..........

길거리 싸구려 커피 자판기의 일생을..........

나는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