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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꽃--KANG

강산들꽃 2009. 5. 8. 09:53

늙은 나무 무성한 푸른잎 사이

흔들리는 햇살에 물결치는

그리움으로 두눈이 시리네.

그 나무둘레 살폿 땅위에 맺혀있는

조그만 싸리꽃에 그 옛날

청순한 그리움을 처음 가슴으로 보았네.

거친 바람이 나냑한 꽃을 할퀴고 있네.

나무가 늙은 꽃들을 버리고 있네.

간절한 향을 피워내지 못한다고

바람을 원망하랴.

그저 제이름이 있어 제이름으로

불려지는 것만으로 감사하며

늦도록 얕은 봄을 삻고 있네.

노색된 연보랏빛 그리움을 남기고

이 역시 덧없이 어디론가 사라질런가.

늙은 나무가,쏟아붓는 햇살이,교묘한 바람이

이 작은 그리움을 다시 기다려 줄런가.

싸리꽃 키만큼 쪼붓이 낮게 앉아

떨리는 온몸을 두손 가득 안아줄 이가

다시 오련가.

나약한 몸짓에 애틋이 잠시 머물 시선을

다시 볼 수 있을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