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몸을 맡겨버린 나약한 좁쌀안개꽃은
족두리 떨잠 장식인양 하늘거린다.
짧지도 길지도, 제대로 빗질안된 가늘렇고 어중간한 단발머리채를
날 좀 보라 제멋대로 나부낀다.
아무리 제온몸 흔들어 손짓 한대도
지나는 어느눔 하나 바쁜걸음 멈추고 바라봐 주지 않는다.
거친 땅에서 홀로 움텄다 눈물 훔쳐 애써 보이며,
만발했대도 고작 그 모습이 다인
비련맞고 애섪은 목숨의 안개꽃무리.
나라도, 고운 한복 저고리 동정 옆선에 금박물들여
아름다이 촘 촘 달아놓고 싶구나.
안개꽃이 핀 가늘은 실핀이라도 만들어
잊지마라 사람들 머리숱에 꽂아주고 싶구나.
외면당한 안개꽃의 슬픔을 달래줄듯 감싼 키작은
초록 풀잎들이 쭈뼛쭈뼛 먼 하늘을 바라다 본다.
안개꽃 키만큼 쪼붓이 낮게 앉아
두손 한아름 안개꽃 더미를 손으로 감사 안아본다.
내 작은 손아귀 포옹에 안개꽃들은 단미소로 내게 말을 건다.
한동아리 묶어 꽃다발 하나쯤 만들어 볼까......
비록 색짙은 향을 뿜는 장미는 가운데 곶혀 있지 않아도
싱그런 풀향이 흐르고,야릇한 설렘마저 갖게하는
야생화 안개꽃다발.
이번봄 결혼하는 친구에게 접은 편지지 가운데 살짝이 끼워
나만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정성스레 편지를 써 볼까......
짙어 톡쏘는 장미나 프리지아 맛은 느껴볼 수 없대도,
왠지모를 은은한 그리움이 가슴가득 잔향으로 들어차
소녀같은 설렘을 친구
또한 갖어 볼 수 있을까?.......
땅에 맺혀있는 영롱한 물방울꽃 ,
맑은 하늘속 투명한 물빛구름도같은 안개꽃무리.
오늘 내 가슴에 애잔한 향수를 바람과 함께 불러온다.
지난 나의 그리움이 이것이었구나......,말해주며 살폿 핀 안개꽃.
거친 흙에서 비를 기다리며, 해를 기다리며......,
연약한 몸매에 사연도 많은 안개꽃.....,이것 같을까......,
그저 짧은 제 생동안 가볍게라도 눈길을 마주하고 싶은
애절한 몸짓의 안개꽃.
그 옛날 숨수빛 나의 처녀시절처럼,
청초한 그리움을 바람결에 전해 듣는다.
안개꽃에 사뭇 눈길을 떼지 못한다.......,
왜 이제서야 이 작고 하챦은것에 눈길이 멈춰 섰는지......,
가슴에서 밀려오는 또다른 나의 얼굴을 본다.
------Kang (아침나절 무심코 보았던 안개곷,
내가 안개곷을 보았던 그 짧은 시간동안에도 가슴에 긴 여운을 남겨준 안개꽃,
이 시를 써 내려가면서 사뭇 눈물이 흘러
중간중간 쓰기를 멈췄었다.공명처럼 가슴에 울리는 그 무언가의 그리움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