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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 빗줄기 무늬의 구름천조각 어떤날의 하늘코트----Kang

강산들꽃 2009. 4. 26. 22:23

 

찾아온 오늘 가느런 비가 내리네.

가는 비라도 진종일 흩뿌리면

내 마음 우울함에 흠씬 젖을까,

곁눈질로 살폿 비가 내리네.

장난스레 심어놓은 화분 속 당근 두 줄기가

비의 기운을 얻어 나무가 된 듯 하네.

그 당근나무를 타고 하늘 끝까지 올라가면

거대한 성이 나타나고 황금하프를 타는 거인이

거기 있을지 모르겠네.

 

먹갈던 벼루 엎지른 듯

구름이 뭉개져 있네.

뭉개진 구름이 온하늘 다 덮어버리면

내 마음 하루내내  어둔 슬픔 울어버릴까

곰세 물러갈 듯 중간중간 점 찍혀있네.

 

연그레이 컬러 바탕에 흑점 불량검사 

낸 눈에 제대로 발각돼 

펼쳐진 나의 하루 크레임 먹을까 얼른 골라 내야겠네.

고르고 고르는 먹구름 선별 작업에

말간 하늘만 가슴에 남아

언제 비가 내렸었는가,

언제 구름이 몰려 있었는가 모르게,

평온한 하루를 또 살아보네. 

 

먹구름 번져 비가 흩부려지는 

이런 날도 있으련다,

능청맞은 하늘을 가만 올려다 보네.

이제는 더 이상 보여주지 않겠다고

비도 구름도 제빛을 감추려하네.

 

찾아들 내일도

저기 먼 하늘에 비눈물이 흐르고

애꿎은 먹구름덩이가

간간히 드리워질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