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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아는가!

강산들꽃 2009. 4. 23. 23:49

그대여,

그대는 왜 이 진저리 쳐지는 가난을

아직 품고 있는가.

이 가난마저도 즐기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대여,

왜 이 가난을 아직 가슴에

보듬고 있는가.

이 지독한 슬픔마저도 놓쳐

내것이 되지 못할까 아깝기 때문이다.

그대여,

가난도 슬픔도, 더큰 덩어리 행복을 차지하고 싶다면,

.......아직은 더 깊이 숨기고 품어

더 낮은 곳에 머물러야 하지 않을까.

항상 비어있는 주머니가

마음을 더 가벼이 하지 않던가,

없는 빈손에 웃음만 달고 다녀도

이웃은 더 늘어나지 않던가,

정을 뗄 이웃보다,정을 줄 이웃의 수효가

더 많지 않던가,

새옷을 사입지 못해도

나눠줄 헌옷이 있지 않던가,

우울한 낯에 쬐일 햇볕이 오고,

그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줄 아침이

곧장 기다리질 않던가,

어둠은 한번도 빛을 이겨본 적이 없질 않던가,

그대여,

만만챦은 삶이 고되어 눈물 지어져도

우리에겐, 안주를 무시한 소주 몇잔에도 터트릴

순박한 웃음이 있지 않던가,

그대는 아는가.

욕심을 벗어버린 가난에서 얻는 부를,

.......우리에겐 오로지 행복할 일만

 그득히 남겨져 있다네.

가난하기 때문에.....

 

-----------Kang  ("남으면 상해서....."  연 문을 어거지로 구겨닫는 아랫층 아줌마의 쑥스러이 내민

                                            우유 한보따리에 담긴, 우유보다 고소했던 따듯한 정을 느끼는 저녁 나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