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렴 어떻습니까.
쓰다가 몇번씩 잃어 버리는 볼펜같은 사소한 기억의 일각이어도 전 좋습니다.
봄바람에 날리는 초미립자 먼지알 같아도 전 좋습니다.
여대생 흔한 사랑의 전조증 정도로 가벼이 웃음이 흘려 지셔도 전 좋습니다.
이사가기 전까진 써야할 붙박이 장농인양,내가 떠나기 전까지 곁들이 해줄 따스한 님의 숨결이 있으니,
이미 떠나보낸 찬바람이 느닷없이 가슴에 들어차
내 마음을 후벼파는 아픔을 주어도,
아늑하고 평온한 님의 목소리가 함께 있어 내 아픔을 달래줄 수 있으니,
아무렴 어떻습니까.
전 아무래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