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봄 한 줌>
강산들꽃
2012. 8. 22. 01:00
봄 한 줌
강 지혜
햇볕 좋은 날
나들이 나온 아기
손을 오므렸다 폈다
햇살 한 줌
구름 한 줌
바람 한 줌
가만히 폈다 오므렸다
봄 한 줌
넣었다 폈다 하네
강지혜 시인의 동시 ‘봄 한 줌’
창작의 열정이 풍부하신 들풀 강지혜 시인의 작품들은 언제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 많다. 동시 ‘봄 한 줌’은 봄볕을 쬐러 나온 아기가 손바닥에 비친 햇빛을 잡으려는 듯 조막손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장면을 정밀포착한다. 그런데, 마지막에 ‘넣었다 폈다 하네’로 끝낸 것은 아무리 다시 읽어도 어설프고 아쉬운 마무리다.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줄까지 작가의 근성이 끈덕지게 발휘돼야 한다. 도입부와 중반부를 완성하고도 그걸로 만족하거나, 마무리의 고통을 포기하여 상투성과 타협하는 바람에 ‘2% 부족’한 미완성 작품은 허다하다. 독창적인 발상으로 이미지를 한 번 더 꺾어내는 (가령, 아이가 조막손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움직임을 손바닥에 앉은 하얀 나비를 잡았다가 놓았다가 하는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묘사한다든지 하는 그런) 기술을 발휘할 줄 아는 마지막 능력이 필요하다. 창작기법을 더욱 폭넓게 사용하시기를 당부한다. -문학의봄 이달의 작품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