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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농어촌 희망 문학>
강산들꽃
2011. 5. 27. 23:27
<제1회 농어촌 희망 문학/KRA>
흙
사연 사연 가슴에 묻고
알갱이로 부서진 몸
스민 햇살 한줌
그게 전부인
바람결 흩날리는
어머니의 눈물
배추
파릇한 발돋움,
날실 묶여 별 세던
어느덧 사라진 시간
독화살로 쏘아대던 바람만
텃밭 차지하고
가을 깊어
한포기씩 거두는 목숨
삭은 이파리 하나
삶이라 믿고
아득한 봄은
그 언제
그 기다림
시래기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얼굴
흙먼지 이는 바람도 온전히 당신의 몫이라고
온갖 서러움을 안으로, 안으로 삼키다
벗겨 내지 못한 삶의 때로 묵은 냄새만 난다
눈 속에 들어차는 모래처럼
아직도 그 묵은 속을 까맣게 파먹고 있는
이 철없는 자식을 겨우내 기다리며
찬바람의 끝자락에서 거죽만 남은
어머니의 저 마른 시울.